천품을 타고난 지은주 화가
로망롤랑이 이 시대의 공기가 흐리다고 개탄하면서 "문을 영어라!" 고 가르친 바가 있지만, 물질주의에 찌들은 20세기말의 탁한 공기가 우리들을 질식케 하는 이 마당에 지은주씨와 같은 발랄한 생명력을 가지고 인간의 거짓된 삶에 정면 으로 도전하는 아름다운 혼의 소유자가 등장한 사실에 감격스러움을 금치 못하는 바입니다.
"아름다운 것은 참된 것, 참된 것은 아름다운 것," 이라고 절규한 영국시인 키이츠를 연상하며 진실을 통해 아름다움에 도달하고자 악전고투하는 그에게 우리는 경의를 표해 마지 아니합니다.
산다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진실하기를 힘쓰는 것" 이라고 대답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은주씨는 우리에게 삶의 진실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보여주리라 확신하는 바입니다.
참된 것도, 착한 것도, 아름다운 것도 그대로 내버려 두어서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인간이 진, 선, 미를 구현하기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할 때에만 그것이 작품이라는 형태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되는 것 뿐입니다. 지은주씨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 모두에게 보다 참되게, 보다 착하게, 보다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의욕을 복돋우어 줄 수만 있다면 지은주 화가의 뜻을 그리고 소원을 적게나마 이루어 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동길, 태평양시대 위원회 이사장